박해철 대변인 브리핑 “시민의 광화문광장, ‘받들어총’ 조형물 건축을 즉각 중단하십시오.”
<박해철 대변인 브리핑 전문>
■ 시민의 광화문광장, ‘받들어총’ 조형물 건축을 즉각 중단하십시오.
대한민국의 얼굴 같은 수도 서울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감사의 정원’ 사업은 광화문광장의 역사성과 시민성을 거꾸로 되돌리는 퇴행적 시도입니다. 민주주의와 시민주권의 공간을 정치적이고 이념적인 상징물로 채우려는 발상 자체가 시대착오적입니다.
광화문광장은 3·1운동, 4·19혁명, 촛불과 빛으로 이어지는 시민주권의 역사와 민주주의의 기억이 축적된 공간입니다. 이러한 광장 한가운데에 ‘받들어총’ 형상의 대형 석재 조형물을 세우겠다는 것은, 민주와 평화의 공간 위에 군사주의적 상징을 덧씌우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 사업은 당초 100m 초대형 태극기 게양대 설치 계획에서 출발했습니다. 국가주의 논란이 커지자 이름만 ‘감사의 정원’으로 바꿨을 뿐, 광장을 국가 상징과 정치적 메시지의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발상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는 공공 공간을 특정 정치적 기획으로 사유화하려는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절차와 공감의 부재 또한 심각합니다. 정부와 국회, 서울시의회, 시민사회는 물론 총리까지 우려를 표하며 공사 중단을 요구했지만, 오세훈 시장은 이를 외면한 채 공사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일부 참전국조차 석재 기부에 동의하지 않는 상황에서 국제적 공감대도 확보하지 못한 사업을 밀어붙이는 것은 졸속 행정이라는 지적을 자초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발상과 절차, 공감까지 모두가 부족하고 어색하기만한 이 사업의 속내는 결국 오세훈 시장의 개인적 이념을 바탕으로 민주주의의 광장 위에 보수적 국가주의와 군사주의 상징을 덧씌움으로써 시민의 의식과 눈을 가리며 자신의 정치적 족적을 남기려는 것입니다.
930만 인구가 거주하는 서울시의 행정 우선순위는 오세훈 시장의 치적쌓기가 아닌 시민의 행복과 안전이어야 합니다. 오세훈 시장의 야심작이라던 한강버스는 개통 직후부터 고장과 좌초 사고가 10여 차례 이상 반복되며 시민들 사이에서 “공포 버스”라는 오명까지 얻었습니다. 며칠 전에는 359명이 탑승한 한강 유람선이 반포대교 인근에서 강바닥에 걸려 멈추고 엔진에서 연기까지 발생하는 아찔한 사고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들여 논란이 큰 조형물을 강행하는 것이 과연 서울시민에게 필요한 일입니까? 지금 서울시에 필요한 것은 보여주기식 상징물이 아니라, 시민이 안심하고 일상을 영위할 수 있는 안전한 도시입니다.
광화문광장은 특정 정치인의 기념비가 아니라 시민과 역사가 함께 만들어 온 공적 공간입니다. 오세훈 시장은 민주주의의 광장을 군사적 상징으로 덮어버리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시민의 광장을 시민에게 돌려주기 바랍니다.